[오늘경제 = 이효정 기자]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 직상장을 선택한 것이 유통가에 전해지면서 국내 유통업체들이 ‘화들짝’ 놀란 모양새다. 쿠팡이 예상보다 빨리 고속성장하면서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도 대응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시장에서 업계는 쿠팡의 빠른 상장 시기(3월)와 기업가치 평가 규모(약 55조원), 신규 조달 자금 사용처 등이 유통계의 판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오프라인 업체의 동맹 등 합종연횡이 이뤄지는 유통가에서 생존을 위한 대격전이 전망된다.
쿠팡이 국내 증시 대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는 차등의결권이 지목된다.
쿠팡이 지난 1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청 서류에 따르면 쿠팡은 김 의장이 보유한 클래스B 주식에 일반 주식인 클래스A의 29배에 해당하는 차등의결권을 부여했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나 경영자가 경영권에 대한 위협 없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김 의장이 가진 주식 1주는 다른 사람이 가진 일반 주식 29주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갖는다는 의미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한 미국 음식배달 스타트업 도어대시와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도 공동창업주들에게 일반 주식보다 20배의 차등의결권을 부여하는 등 미국에선 한국과 달리 의결권이 차등화된 여러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 의장이 클래스B 주식을 얼마나 보유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분 2%만 갖고 있어도 58%에 해당하는 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 의장은 외부의 인수·합병(M&A) 시도를 견제하며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쿠팡이 미 증시 상장을 선택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해석된다.
미 IPO 시장의 열기가 뜨거운 점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500억달러(약 55조 4000억원)를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2014년 중국 알리바바그룹 이후 가장 큰 외국 회사의 IPO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통업계는 전년도 매출 성장률을 40% 정도로 추정했으나 이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실적 등을 담은 신청서에서 실제 성장률은 91%였다.
쿠팡은 2010년 소셜커머스로 출발해 자사의 정체성을 규정시키지 않았으나 최근 ‘e커머스(전자상거래)’라고 규정시키면서 유통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는 앞으로 e커머스 업체로서 국내 시장 점유율을 공고히 다질 것을 시사하는 바”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경쟁사들은 쿠팡의 성장에 맞춰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으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티몬의 경우 올해 안에 코스닥 상장을 노리고, 11번가는 세계 최대 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손 잡고 글로벌 유통을 추진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책임자와 최근 만나 연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쿠팡의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미국과 달리 국내 증시 상장 요건을 충족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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