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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환불" "큰 수익" 말에 속아…주식투자자 울리는 리딩방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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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말과 달리 손실 봐도 환불 안 해줘…위약금 등 요구하기도

주식 리딩방
주식 리딩방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증권팀 = 직장인 K(37)씨는 지난해 10월 한 업체가 운영하는 주식 리딩방에 가입했다.

업체 대표가 주식 관련 유튜브도 진행하는 유명한 사람이라며 두 달간 가입 권유 문자와 전화를 받은 후였다.

단톡방에 초대된 K씨는 매일 아침 증시 뉴스를 받았다. 그리고 업체로부터 문자로 '특정종목을 주가 얼마에 사라', '자금의 몇 %를 투자해라', '지금 매도해라' 따위의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수익은 신통치 않았다. 계속해서 손실이 발생하자 K씨는 가입하고 한 달 뒤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그러자 업체 태도가 싹 달라졌다. 가입 때 '수익이 나지 않을 시 이용료를 100% 환불해주겠다'고 말한 것과 달리 환불해줄 수 없다고 했다. 되려 위약금에다가 정보 이용료 등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가 요금 없이 더 좋은 방으로 옮겨주겠다고 회유하기도 했다.

결국 K씨는 원금의 20%를 잃고 난 후에야 이용료 일부를 환불받고 빠져나올 수 있었다. 투자 손실과 이용료를 포함해 K씨는 1천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잃었다.

7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초보 주식 투자자들이 증가하면서 주식 리딩방에 따른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리딩방 참여로 투자 손실을 보는 것만이 아니라 이용료 환불 피해도 생기고 있다.

K씨 사례처럼 처음 말한 것과 다른 환불 조건을 내건다든지, 위약금을 요구한다든지, 계약 기간까지 환불을 일부러 질질 끌면서 결국 모든 이용료를 다 받아내는 식이다.

이용료는 한 달에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다양하다. 업체는 통상 '좋은 정보'의 유무로 이용료를 다르게 책정한다.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레 변호사는 "(손실이 나 환불을 요구하면) 리딩방에서 자신들이 알려준 매수·매도 타이밍을 놓쳐서 손실이 발생한 거라며 '이용자 잘못이다' 이런 식으로 나오기도 한다"며 "결국 민사로 해결해야 하는데 '내가 환불 의사를 이때 표시했다' 이런 자료를 개인이 모아놓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환불을 요구하는 이용자를 '협박'하는 경우도 있다. K씨는 업체가 사기인지 문의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업체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두려움에 K씨는 두 달간 리딩방을 더 이어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변호사는 단순히 피해를 호소하는 글 등은 실제 소송으로 이어져도 명예훼손 혐의로 패소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단 업체에 욕설 등 원색적인 비난을 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주식 리딩방 광고 스팸 문자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주식 리딩방 광고 스팸 문자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외에도 피해 사례는 다양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 투자자는 본인의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 등을 평소 참여하던 리딩방 업체에 맡겨 자금을 운용했다가 원금의 90%를 잃었다. 업체 대표가 직접 계좌를 운용해 큰 수익을 올려준다는 제안에 넘어간 경우였다.

그러나 유사투자자문업자가 투자자의 재산을 일임받아 운용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미리 주식을 사둔 뒤 리딩방의 회원들을 이용해 본인의 차익을 챙기는 업체들도 있었다. 한 업체는 주당 12만원에 매입한 비상장주식의 목표가를 50만∼60만원으로 제시하며 회원들의 매수를 유인한 뒤, 주당 25만원에 매도해 막대한 차익을 거뒀다. 회원들은 큰 손실을 봐야 했다.

최 변호사는 "'수익이 안 나면 100% 환불 보장한다' 이런 내용은 거의 거짓말"이라며 "이걸 사기 혐의로 고소를 진행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미리 '과장광고다' 이런 식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식 열풍 (PG)
주식 열풍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그러나 주식 리딩방의 피해가 널리 알려졌음에도 리딩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이어지고 있다. 너도나도 주식 투자를 하는 상황에서 소외될 수 없다는 생각, 주식 투자 자체의 어려움 등이 이러한 현상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씨는 "스스로 공부해서 투자해야 하는데 직장 다니면서 종목에 관해 공부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한 이후에도 다른 무료 리딩방을 찾아 투자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및 거시경제 분석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종목 선정이나 시장 흐름에 대한 판단력이 생기는데, 이런 비용 측면에 많은 분이 큰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며 "누군가가 제대로 된 종목을 찍어주기만 하면 좀 더 편안하게 고수익을 올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여전히 크다"고 짚었다.

이어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수요가 남아있는 한 주식 리딩방은 근절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되도록 정식 라이선스를 가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거나 주식 종목 선택에 부담 있는 분들이라면 간접 투자 방식으로 참여하는 게 좋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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