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한다면 K 반도체는 어떤 전략적 승부수를 던져야 할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심의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61조5,500억원, 영업이익 9조500억원을 기록했으며 그 중 반도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8조1,800억원, 영업이익 3조8,500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데이터센터와 PC 시장도 양호해 수요는 견조했으나 가격 하락 지속, 달러 약세 및 신규 라인 초기비용 영향으로 이익은 약화되는 분위기가 겹쳐졌다.
이런 가운데 슈퍼사이클의 등장으로 매출과 순이익 모두 올라가며 기초체력을 탄탄히 기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 116조2천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쌓아둔 상태에서 강력한 시설 투자 및 인수합병 가능성을 시사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로 파운드리 인프라의 투자가 집중적으로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삼성전자는 D램의 경우 1z나노 비중 확대와 적기 판매, 낸드는 6세대 V낸드 전환 가속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과 시장 리더십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나아가 올해 1분기 메모리는 다양한 신제품 출시 등으로 모바일 시장 확대가 본격화되고 데이터센터 구매 수요 증가, 비대면 활동을 위한 노트북 수요 확대로 전반적으로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 LSI 사업은 4분기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 출시 등으로 모바일 DDI와 이미지센서 제품 수요가 증가했으나 부정적 환영향으로 실적은 하락했다. 다만 올해는 주요 스마트폰 업체의 5G 신제품 출시와 수요 증가로 시장 회복세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도 기민한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31조9004억원, 영업이익 5조126억원(영업이익률 16%)을 기록하는 놀라운 성적을 올린 가운데 회사 측은 “가격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와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3분기부터 이어진 모바일 수요 강세에 적극 대응해 전년 동기 대비 298% 증가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D램은 고성능 컴퓨팅, 인공지능(AI) 시스템 시장의 성장에 따라 HBM2E 등 고부가 제품 출하 비중을 늘려가며 낸드플래시는 128단 서버향 SSD 고객 인증을 추진하는 등 제품 다각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나아가 기존 제품 대비 생산성이 개선된 D램 10나노급 4세대(1A나노)와낸드플래시 176단 4D 제품을 연내 생산해 원가 경쟁력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인텔 낸드사업 부문 인수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M16 신규 팹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등 미래성장 기반을 적극적으로 구축하는 한편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이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전략을 논의해 가겠다고 밝혔다.
변수는 역시 '글로벌 시장'
인텔이 최근 7나노 파운드리 시장 분야에서 주춤하는 한편, AMD와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신흥강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과 '불확실성'의 사이에서 길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중국이 반격에 나서며 K 반도체의 약점을 파고들 가능성도 여전하다.
슈퍼사이클의 과실을 오롯이 따오기에는 지나치게 변수가 많다는 뜻이다. IC테크인사이더의 구명환 수석연구원은 "슈퍼사이클이 도래하며 전후방 장비 업체를 비롯해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면서도 "외부의 제어되지 않는 이슈, 특히 글로벌 이슈는 정치학적인 접근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관여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다.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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